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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와 제자 이야기 - 윌렘 드로스트의 «다윗의 편지를 받은 밧세바» (2)
최종 수정일: 2020년 4월 7일
렘브란트와 제자 이야기
윌렘 드로스트의 «다윗의 편지를 받은 밧세바» (2)
w. 정보람

Willem Drost, Bethsabée recevant la lettre de David, 1654, huile sur toile, 103x87cm, Musée du Louvre, Paris.
지난 화에 이어 윌렘 드로스트의 «다윗의 편지를 받은 밧세바»를 중심으로 렘브란트와 제자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부에서는 위 그림에서 렘브란트 그림의 특징과 스승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같은 주제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그림이지만 드로스트의 밧세바 는 스승 렘브란트의 영향을 넘어선 어떤 특별함이 있습니다. 본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두 그림의 분위기는 극단적으로 대조적입니다. 오늘은 윌렘 드로스트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찾으며 스승과 맞서고자 했던 의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렘브란트와 드로스트의 밧세바 그림을 비교하며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첫번째 특징으로 드로스트는 의도적으로 여러 장치를 사용하여 이 장면을 극도로 미화 시켰습니다. 인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렘브란트는 여성의 몸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었던것에 반해 드로스트는 반대로 이를 이상화 시켰습니다. 이 때 빛이 중요한 역할을 하죠. 렘브란트의 명암법을 차용해서 화면 왼쪽 위에서부터 강하게 내리쬐는 빛이 밧세바의 얼굴과 가슴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배경의 짙은 어둠이 주인공과 상반되어 환하게 표현된 인물을 더욱 강조시킵니다. 렘브란트 작품의 경우 빛에 따른 인체의 명암 표현이 세심하게 이루어진 반면 제자의 그림에서는 그림자가 거의 없이 강렬한 빛이 인물의 피부를 부드럽고 주름없이 매끈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드로스트는 사각형의 틀속에 둥근선이 지배적으로 사용된 인물을 배치함으로써 대조를 통해 인물에 시선이 향하게 합니다. 아치형으로 구부린 두 팔, 가슴, 진주 귀걸이와 목걸이, 벌어진 셔츠의 선 등을 예로 들 수 있죠. 인물의 부드러운 느낌은 모피와 셔츠의 구불구불한 주름이 다시한번 강조해 줍니다 .

Rembrandt, Bethsabée tenant la lettre du roi David, 1654, huile sur toile, 142x142cm, Musée du Louvre, Paris
렘브란트의 따뜻한 황금빛 색채와 반대로 드로스트는 차갑고 제한된 흑백의 색채만 사용합니다. 드로스트의 « 루스와 노에미 » 작품을 보시면 드로스트 또한 다양한 색상 특히 빨강-주황색 계열과, 노랑-황금색 계열의 색상을 자유자재로 사용한 화가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밧세바’ 그림에서는 렘브란트와 차이점을 두기 위해 일부러 흑백의 팔레트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Willem Drost, Ruth declares her loyalty to Naomi, canvas,87x71cm, Ashmolean Museum, Oxford.
드로스트의 밧세바가 갖는 중요한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 하자면 ‘우아한 관능미’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로스트는 밧세바에게 다비드왕을 유혹하는 이미지를 부여했는데요
렘브란트의 그림에서는 커다란 침묵속에서 홀로 조용히 상념에 잠긴 여주인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드로스트는 유혹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귀걸이의 기울어짐에서 볼 수 있듯이 밧세바는 고개를 오른쪽에서 왼쪽방향으로 돌리고 있는 듯 한데 관객을 유혹적인 눈길로 바라 보며 동시에 그림 속으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시선뿐만 아니라 화폭에 꽉차게 표현된 상반신의 인물은 관객과 물질적으로 또 감정적으로 가깝게 느껴집니다. 렘브란트의 밧세바가 관객과 분리되어 있는 것과 반대의 설정이죠. 또한 밧세바는 가슴만 드러낸 모습인데, 모순적이게도 옷을 반쯤 걸친 것이 에로틱한 효과를 더욱 강조 합니다.

Palma Vecchio, Flora, 1520, panel, 77,5x64,1cm, The National Gallery.

Palma Vecchio, Courtesan, canvas, 87,4x 73,5cm, Museo Poldi-Pezzoli, Milan.
마지막으로 이 그림에서는 베네치아 화파의 영향이 나타납니다. 사실 유혹적인 밧세바의 이미지는 이탈리아 미술에서 온 것으로, 드로스트의 렘브란트풍 작품 중에서도 여인 한 명만 묘사한 그림은 16세기 베네치아 유녀를 묘사한 그림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여집니다. 드로스트는 암스테르담에서 볼 수 있었던 베네치아 작품 컬렉션을 보며 여러 출처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조합 하기도 하고 그림 구성을 전체를 차용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출처는 바로 팔마 베키오(Palma Vecchio)의 작품 입니다. 드로스트의 밧세바는 베네치아 아름다운 여인의 그림을 연상 시키는데 팔마 베키오의 작품을 보시면, 한 인물만을 표현한 그림이 화면에 가깝게 꽉차게 표현되어 있고 반 누드의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유혹하는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또한 흰색 블라우스와 곡선이 반복되는 화면 구성에서 여러모로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윌렘 드로스트의 성서 이야기는 17세기 네덜란드 문학에 따른 것 입니다. 당시 다비드 왕의 간음 이야기는 여성의 유혹적인 아름다움과 특히 바라보는 행위에 내재된 위험에 대한 경고로 간주되었습니다. 램브란트의 아뜰리에에서 가장 큰 수혜자였던 한 도제는 이 작품에서 스승에게 받은 영향을 직접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제 자리에 멈춰 있지 않고 스승에게서 배운 것에 더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 갑니다. 이런점이 바로 « 다비드의 편지를 받은 밧세바» 를 명작의 반열에 올려 놓은 것 입니다.
Blibliograph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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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ographie
Louvre, Willem Drost.
[Enligne]<http://cartelfr.louvre.fr/cartelfr/visite?srv=car_not_frame&idNotice=13848>(consulté le 26 /01/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