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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브랜드화 : 루브르 아부다비의 건립과 이를 둘러싼 논쟁점

4월 7 업데이트됨


박물관의 브랜드화 : 루브르 아부다비의 건립과

이를 둘러싼 논쟁점

w. Jinah KIM 김진아

21세기에 들어서 박물관이라는 장소는 소장품의 보관, 전시, 교육과 같은 전통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문화, 기억, 정치, 경제과 같은 정체성을 표명하는 장소이자 발전의 원동력으로써 인정받고 있다. 박물관의 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스스로의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1] 그 중에서도 서구의 주요박물관들은 자신들의 명성을 이용하여 세계 곳곳에 박물관 분관의 설립과 다른 지역과 파트너쉽을 구축해 이름을 대여하는 기업의 프렌차이즈 전략과 같은 브랜드화를 진행하면서 스스로의 정체성 공고히 하고 그 이름의 가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1993년 구겐하임 재단과 스페인의 빌바오시가 함께 설립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성공을 시작으로, 테이트 미술관의 분관화(생 이브스, 리버풀, 테이트 모던), 에르미타쥬 미술관(라스베가스, 암스테르담, 카잔, 페라라, 바르셀로나)과 같은 새로운 박물관의 진화는 박물관을 소유하는 국가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 및 타국과의 문화외교의 틀 속에서 진행되고있다. 가장 오래된 문화외교의 역사를 지닌 프랑스 역시 프랑스의 대표적인 박물관을 이용한 브랜드화에 앞장 서고 있으며 제 2의 퐁피두라 불리는 퐁피두 메츠, 스페인의 퐁피두 말라가, 올해 새로이 오픈한 퐁피두 상하이와 같이 유럽을 넘어 아시아로 까지 뻗어 나가고 있다. 프랑스의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루브르 박물관 역시 2001년 루브르 박물관 관장으로 취임한 헨리 로이레트의 감독 하에 노드 파-드-캴레 지역(Nord-Pas-de-Calais)에 루브르 랭스를 2012년 개관, 2017년에는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국의 수도 아부다비에 루브르 아부다비 설립에 참여했다. 그 중 루브르 아부다비는 프랑스 문화계의 지식인들과 학예사, 그리고 프랑스 정부 사이의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프랑스 정부의 국제협약과 루브르 아부다비

2007년 3월 6일 프랑스 정부와 아랍 에미리트 연합국 정부는 ‘아부다비 유니버셜 뮤지엄 설립협약(Accord entre le gouvernement de la République français et le gouvernement des Émirats arabes unis relatif au Musée universel d’Abou Dhabi)’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양국의 협력하에 아랍에미레이트 연합국 행정수도인 아부다비 사티야트 섬에 루브르의 이름을 건 박물관을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협약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 아랍의 새로운 박물관에 ‘루브르’의 명칭 사용 라이센스를 30년 6개월 동안 제공하고 루브르 아부다비 프로잭트의 실행을 위해 설립된 프랑스 박물관 협회(아정스 프랑스-뮤지엄 Agence France-Muséum)에 소속된 13개의 프랑스 국립 문화기관들은 그들이 소장하고 있는 컬렉션의 일부를 순환 대여하게 되는데, 2026년 까지 매년 총 300여점의 작품을 루브르 아부다비에 제공, 또한 소장품의 대여 뿐만 아니라 박물관 운영과 기획과 관련된 전문 컨설팅 교육까지 담당하게 된다[2]. 협약이 체결된 10년 후인 2017년, 프랑스의 대표적 건축가 장 누벨이 건축한 2만 4,000 제곱미터의 부지, 8,000 평방미터의 전시공간과 함께 루브르 아부다비가 개관했다 .

루브르 아부다비가 주는 의미는 다양하다. 프랑스의 가장 대표적인 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의 브랜드 가치를 이용하여 문화적인 상징물이 존재하지 않았던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국의 수도인 아부다비에 국제적인 박물관을 지어 관광산업의 발전을 꾀하고[3] 협약이 끝난 30년 이후에도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국의 독립적 박물관으로 운영되는 방향으로 컨설팅을 돕는 다는 점에서 문화교류를 바탕으로 한 문화 외교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이 프랑스의 노하우와 브랜드가치, 소장품 대여를 위해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국은 프랑스 정부에 총 약 10억 유로를 30년간 제공하게 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4억 유로는 루브르 이름 대여 비용, 2천1백만 유로는 루브르의 메세나, 1억 9천만 유로가 소장품 대여 비용, 1억 9천5백만 유로는 박물관 전시와 운영 전문지식교육과 컨설팅 비용으로 구성되어있다.[4] 즉 이 협약을 통해 프랑스 정부는 루브르의 소장품과 브랜드 가치를 대여해주는 대신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한 것이다.[5]

프랑스 정부는 박물관 정책에 근거한 2002년 1월 4일자 법 제 11조에 ‘공공소장품은 시효가 없고 양도할 수 없다’라는 국립박물관의 소장품의 양도불가성 원칙(Inaliénalité)에 근거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가의 공공성을 위해 소장품의 소유권을 양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있다. 하지만 루브르 아부다비에 관련된 프랑스 소장품의 장기 대여는 이러한 국가정책과 모순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으며 무상 대여가 아닌 상업적 목적을 지닌 영리대여라는 점에서 더더욱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루브르 아부다비에 대한 국가 협정 논의가 이어지던 2005년과 2006년에는 많은 지식인들의 강력한 반대운동이 이어졌다. 2006년 12월 13일 르 몽드지에 기고된 ‘박물관은 파는 물건이 아니다’ 프랑스와 카신, 쟝 클레르, 롤랑드 레슈는 프랑스 박물관의 상업화에 대한 그 반대입장을 표명했는데, ‘더욱 최악의 순간이 다가 오고있다. 아부다비가 현재의 불안한 예시다. 70만 주민이 거주하는 이 나라는 해안가의 관광지의 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4개의 미술관을 짓기로 결정했다. 당연하게도 구겐하임을 포함하여 하나의 ‘프랑스’의 것, 즉 ‘루브르’라는 상표를 포함한다. 우리의 박물관을 장기로 대여하는데 그들에게 책임을 추궁할 수 없다. 이는 10억 유로에 대한 외교적이면서 호화로운 선물을 제공하는 우리의 정치적 책임이다… 이것이 바로 ‘영혼을 파는’ 것이지 않을까?’[6] 라고 글을 마무리 지으며 박물관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시했다.

루브르 박물관과 유니버셜 뮤지엄

루브르 공식사이트의 루브르 아부다비의 설명의 가장 첫 문단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에미레이트 아부다비의 지도자들의 질 높은 문화적 향성과 예술세계의 하나의 기준이 되기 위한 희망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박물관이 탄생했다. 이 도전은 석유산업 이후 관광산업과 교육, 서비스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아랍 세계의 첫 유니버셜 뮤지엄(Musée universel)의 탄생을 통해 아부다비는 프랑스의 노하우를 나누기를 원하고 있다.’

이와 같이 루브르는 루브르 아부다비를 ‘유니버셜 뮤지엄’이라고 표현했다. 유니버셜 뮤지엄이라는 단어는 세계 박물관 혹은 보편적 박물관으로 한국에서 번역되고 있다. 여기서의 ‘유니버셜’이라는 단어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유행했던 제국들의 이벤트 만국박람회(Exposition universelle)의 ‘만국Universel’과 동일하다. 세계 대형박물관들은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과 박물관의 의미에 대해 국가의 경계에 제한 받지 않는 ‘만국적’ 성격을 주장한다. 이는 제국주의의 전리품이었던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들의 문화재 반환 문제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식민 지배를 경험했던 나라들의 문화재 반환 요청에 대해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러시아, 미국, 일본과 같은 국가들은 자신들의 정당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문화재 원산국들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7] 이를 위하여 2002년 12월 파리의 루브르,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마드리드의 프라도, 암스테르담의 국립미술관, 런던의 브리티시 뮤지엄을 포함한 유럽과 남아메리카대륙의 몇몇 거대 박물관들은 ‘유니버셜 뮤지엄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성명(Déclaration sur l’importance et la valeur des musées universels)’ 에 사인하면서 박물관은 지리적인 국경과 그 역사, 시기, 미술사조를 구분하지 않고 대표적 문화를 전시하는 장소라는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루브르 아부다비의 전시는 중국, 인도, 아랍, 유럽, 미국과 같은 각 대륙의 작품들이 섞여있다.[8] 이와 관련하여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 학예관장 장-프랑스와 샤르니에는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인류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 라고 표현했다.

루브르 아부다비에 대한 부정적 시각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루브르가 스스로의 소장품을 대여하고 프랑스를 넘어서 세계적인 대중의 접근성을 향상시킨다는 주장은 프랑스가 제창하는 문화적 민주화와 연결되고 있으며 또한 수장고에 보관되어 빛을 보지 못하는 작품들을 대여의 형태로 그 관리비용을 낮추고 반대로 수익성을 창출하는 것은 특히나 대형박물관들이 마주하고 있는 줄어드는 예산문제와 소장품 관리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하나의 해결책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박물관의 해외진출, 브랜드화의 예시로서 루브르 아부다비는 변화해가는 박물관 정책과 진화의 과정을 보여주고 그 속에서 박물관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볼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해주고 있다.

이미지 1. 장누벨이 건축한 루브르 아부다비 전경

(출처 : 루브르 아부다비 공식 사이트 https://www.louvreabudhabi.ae/)

이미지 2. 루브르 아부다비 내부 전경

[1] 유네스코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의 박물관의 수는 1975년부터 현재까지 대략 22,000개에서 55,000개로 250프로 이상 증가했다. UNESCO 공식 사이트 참조 (https://en.unesco.org/themes/museums).

[2] 프랑스 박물관 협회(아정스 프랑스-뮤지엄 Agence France-Muséum)에 소속된 총 13개의 기관들은 다음과 같다 :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 오르세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프랑스 국립도서관, 깨브랑니 미술관, 국립박물관연합 - 그랑팔레, 베르사유 박물관, 기메 아시아미술 미술관, 국립고고학 박물관 - 생 제르망 엉 레, 에콜 뒤 루브르, 로댕 미술관, 샹보르지역, OPPIC.

[3] 루브르 아부다비가 들어선 사아디야트 문화지구에는 구겐하임 아부다비, 해양박물관, 퍼포밍 아트센터, 자이드 국립 박물관이 지어질 예정이다.

[4] Rocco A-M, Guggenheim et Louvre ont rendez-vous à Abu Dhabi, Challenges, 2007 참조

[5] 신상철, 뮤지엄 브랜드화 정책과 소장품 운영 방식의 변화, 박물관 학보, 36, 134 쪽

[6] Françoise Cachin, Jean Clair et Roland Recht, Les musées ne sont pas à vendre, Le Monde, 2006. 12. 12. 참조

[7] 김경민, 그들은 왜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는가, 을유문화사, 2019, 39쪽

[8] '루브르 아부다비 미술관을 들어서면 관람객은 거대한 현관에서부터 두 아프리카 조각을 맞딱뜨리게 된다. 하나는 콩고의 욤베 모성과 가봉의 성스러운 수호자 팡이다. 그 옆에는 아시리안, 큐클라데스 제도, 중국과 고딕의 조각상이 서있고 이들은 모두 모성과 기도라는 테마에 맞춰 전시되어있다….' Le Monde, A Abou Dhabi, l’anti-Louvre, 2017.11.13 참조.

참고 문헌

김경민, 그들은 왜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는가, 을유문화사, 2019

신상철, 뮤지엄 브랜드화 정책과 소장품 운영 방식의 변화, 박물관학보, 36, 2019, 119-141 쪽.

Mairesse François, Le Musée Hybride, Paris, La documentation Française, 2010.

William Guéraiche, Diplomatie culturelle, un exercice rhétorique ?, Université américaine des Émirats – Dubaï, Hermès, 8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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