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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와 제자 이야기 윌렘 드로스트의 «다윗의 편지를 받은 밧세바» (1)

4월 7 업데이트됨


렘브란트와 제자 이야기

윌렘 드로스트의 «다윗의 편지를 받은 밧세바» (1)

정보람

Willem Drost, Bethsabée recevant la lettre de David, 1654, huile sur toile,103x87cm, Musée du Louvre,Paris.

오늘은 미스테리한 분위기의 그림이죠. 성서의 인물인 밧세바를 그린 그림을 통해 재밌는 얘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이 그림은 1654년에 그려진 윌렘 드로스트의 작품으로 제목은 « 다윗의 편지를 받은 밧세바» 입니다. 저는 멋있는 교수님, 직장 선배들을 볼때면 스승의 모든 것을 닮고 싶은 동경의 마음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그 위치가 까마득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청출어람’ 이라는 말이 참 멋스럽지만 재능있고 패기 넘치는 예술가의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자 힘든 도전이 되겠죠. 하물며 스승이 네덜란드 바로크 미술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거장 렘브란트라면 어땠을까요 ? 현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이 그림은 작가의 서명과 제작년도를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인데, 이 그림처럼 윌렘 드로스트도 신비에 싸인 작가입니다. 1630년 경 암스테르담에서 출생, 베니스에서 1669년 이후에 삶을 마감한것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사실은 바로 1648년에서- 1655년까지 렘브란트의 아틀리에에서 도제 생활을 하며 주목받았던 화가 드로스트가 네덜란드 시기의 정점을 찍으며 남긴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드로스트는 렘브란트 아틀리에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밧세바 그림에서도 렘브란트의 영향이 많이 나타나는데, 특히 성서와 신화를 주제로 한 그림에서 그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 이제 그림으로 돌아와서 같은 주제로 스승과 제자가 같은 해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뭔가 대결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죠. 같은 주제를 각자 어떻게 해석 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먼저 1부에서는 밧세바 그림을 비교하며 렘브란트 그림의 특징과 스승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Rembrandt,Bethsabée tenant le lettre du roi David, 1654, huile sur toile, 142x142cm,Musée du Louvre, Paris

제목을 보지 않으면 종교화라고 상상하기 어렵지만 드로스트와 렘브란트는 성서이야기 중에서도 밧세바 일화를 선택했습니다. 다윗과 밧세바 일화는 성경에 기록된 내용으로 성경을 한번도 안 읽어본 사람도 알고 있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 저녁 때에 다윗이 그의 침상에서 일어나 왕궁 옥상에서 거닐다가 그곳에서 보니 한 여인이 목욕을 하는데 심히 아름다워 보이는지라.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 여인을 알아보게 하였더니 그가 아뢰되 그는 엘리암의 딸이요 헷사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아니니이까 하니. 다윗이 전령을 보내어 그 여자를 자기에게로 데려오게 하고 그 여자가 그 부정함을 깨끗하게 하였으므로 더불어 동침하매 그 여자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라 »

II. Samuel 11, 2-4

윌렘 드로스트의 그림을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름다운 여인이 어두운 방안에 홀로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손에는 편지를 쥐고 있어요. 유추해보건데 전령이 왕의 친서를 전달하고 떠난 직후 홀로남은 밧세바가 생각에 잠긴 장면이라고 생각 됩니다. 이 장면에서 전통적인 형식성이 제거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첫째로 두 화가가 이 장면을 선택한 것이 매우 이례적입니다. 젊은 여자의 누드화를 그리기에 좋은 소재였기 때문에 중세시대부터 수많은 예술가들은 밧세바의 목욕장면을 즐겨 그렸습니다. 전통적인 그림에서는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모든 구체적인 요소를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예를 들면, 전통적인 도상학을 따르면 다윗왕과 전령이 종종 등장하곤 합니다. 네덜란드의 16세기 화가 얀 마시스가 그린 다윗과 밧세바를 보면, 이는 다윗이 보낸 전령을 맞이하고 있는 장면으로 밧세바는 유혹적인 팜므파탈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Jan Massys, David et Bethsabée, 1562, peinture à huile sur bois,

162x197cm,Musée du Louvre.

멀리 성의 테라스에서는 밧세바를 지켜보는 다윗왕의 모습도 볼 수 있죠. 밧세바는 종종 시종들에게 둘러싸여 목욕중인 나체 상태로 표현되었습니다. 루벤스 또한 전통 방식을 따라 밧세바의 상기된 표정에서 볼 수 있듯이 요염한 모습으로 묘사했습니다.

Pierre Paul Rubens, Bethsabée à la Fontaine, huile sur bois, 175x126cm,Gemäldegalerie Alte Meister.

렘브란트와 그의 제자의 그림에서 우리는 전통적인 종교적 작품의 형식과 멀어져 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램브란트는 동시대 화가들과 달리 어떤 서술적인 행위도 그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밧세바만 남겨두고 다른 오브제나 인물은 제거 했습니다. 드로스트는 스승의 시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렘브란트의 그림에서는 시녀가 밧세바의 발을 닦아주고 있는 시종도 볼 수 있지만 드로스트의 경우 밧세바 한명만 등장시키는 것으로 만족하는 듯 합니다. 여기서 편지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밧세바가 쥐고 있는 편지가 이 그림 전체의 서사를 드러내는 핵심 모티프이기 때문입니다. 텍스트가 잘 보이지 않지만 일일히 나열하지 않고도 단 한장의 편지로 이 모든 스토리를 함축시켜 표현 한 것이죠. 또한 이러한 기능적 측면 외에도 편지를 쥔 손은 남편과의 신의를 지킬 것인지 왕의 외압에 굴복할것인지 이 젊은 여인의 내적 갈등도 상징하고 있습니다. 스승인 렘브란트의 경우 편지가 그래도 화폭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면, 드로스트의 그림에서는 편지를 잘 보이지 않는 왼쪽 끝 어둠속에 두면서 내러티브적인 특성 또한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사실 고고학적으로는 따지면 다윗왕의 구약시대에는 서판을 들여다보는 장면이 적절하지만 17세기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해서 고전적인 이코노그라피를 새로이 재창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제를 바꿔서 누드화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렘브란트와 드로스트의 밧세바 그림에서 형식적인 공통점을 찾는다면 인물 형상만 나타내는 단순한 그림 구성을 들 수 있습니다. 두 그림은 같은해에 제작 되었는데요, 동일한 모델을 대상으로 그렸다는 설도 있습니다. 앉은 포즈도 비슷하죠, 실제 크기의 나체의 두 밧세바는 화면을 채우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여성의 신체 표현에 포인트를 둔 것을 알 수 있어요.

Rembrandt, A seated woman, Naked to the waist,c1637,Black chalk touched with white,19,9x15,3cm, Rotterdam,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Rembrandt, A half-dressed woman seated before a stove, 1658

렘브란트는 여성의 누드화에 관심을 갖고 연구 했습니다. 렘브란트가 남긴 판화중 여성 누드 습작을 보시면 이 점이 더 잘 와닿을 것입니다. 아마도 드로스트가 스승이 그린 밧세바 그림을 본 후, 역사화와 아카데미적인 누드화의 특성을 섞어서 자신의 밧세바 그림을 탄생시킨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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