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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gina Hyunjoo SONG

[국문] 문화유산의 보존에 대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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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의 보존에 대한 가치

송현주 Regina Hyunjoo SONG

«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후 아테네에 귀환한 테세우스의 배를 아테네인들은 팔레론의 디미트리오스 시대까지 보존했다. 그들은 배의 판자가 썩으면 그 낡은 판자를 떼어버리고 더 튼튼한 새 판자를 그 자리에 박아 넣었다.

부식한 헌 널판지를 뜯어내고 튼튼한 새 목재를 덧대어 붙이기를 거듭하니, 이 배는 철학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자라나는 것들에 대한 논리학적 질문’의 살아있는 예가 되었는데, 어떤 이들은 배가 그대로 남았다고 여기고, 어떤 이들은 배가 다른 것이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

-플루타르코스

<이미지 1> 테리우스의 배

테리우스의 배에 대한 역설을 아시나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테리우스의 배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 테세우스가 배를 타고 아테네를 떠나 크레테 섬으로 가서 인간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먹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후 돌아온 뒤부터 시작됩니다. 테세우스가 타고 온 배를 아테네인들이 테세우스의 위업을 가리기 위해 배를 항해 하던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하기로 하였습니다. 마치 박물관의 유물처럼 말이죠. 아테네인들은 배가 처음 모습 그대로 보존되기를 원하였지만, 시간 앞에서 나무들은 필연적으로 노화되고, 때로는 널판지 전체가 썩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테네인들은 같은 크기의 새 널판지를 그 자리에 메꾸어 놓습니다. 몇 세기에 걸친 유지와 보수를 거치면서, 기존의 널판지는 남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배는 처음과 같은 모습으로 보존이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플루타코스가 언급한 테세우스의 배에 대한 역설이 등장합니다. ‘배의 모든 부분이 교체되었더라도, 그 배는 여전히 ‘바로 그 배’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모든 널판지가 최소한 한 번 이상 교체된 이 배를 우리는 여전히 아테네인들이 영광스러워하는 그 테세우스의 배라고 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La Pérennité[1]’(영속성)의 저자 다니엘 파브르(Daniel Fabre)에 따르면 이 역설은 문화유산의 보존에 대한 가치에서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먼저 문화유산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면, 문화유산은 ‘장래의 문화적 발전을 위해 다음 세대에게 계승, 상속할 만한 가치를 지닌 사회의 문화적 소산으로 정의됩니다. 따라서 과학, 기술, 관습, 규범 및 정신적이거나 물질적인 각종 문화재를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예시로 들고 있는 문화유산은 물질적인 문화재, 즉 예술 작품, 궁전, 기념비 등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다니엘 파브르는 문화유산의 보존은 역사의 일부분이었던 증거물을 재현한다는 점에서 뜻깊은 일이지만, 보존의 기준과 방법에 대해서는 문화유산의 종류와 문화유산을 향유하는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봅니다. 때때로 문화유산의 보존을 통해 작품이 영속성(La Pérennité)을 가지기도 하지만, 과연 이 영속성이 작품 고유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을까라는 논제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에게 대표적인 낭만주의 화가로 잘 알려진 외젠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는 1860년에 복원된 칼리아리 파올로 베로네세(Caliari Paolo Véronèse)의 가나의 결혼식(Les Noces de Cana)(16세기 작품)을 비판하며, 보존 작업이 작가를 두 번 죽였다고 얘기한 속설도 있습니다. 들라크루아에게는 보존이 본래 작품의 정체성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2>칼리아리 파올로 베로네세, ‘가나의 결혼식’, 16세기 경, 유화, 666 x 990 cm, 루브르 박물관

그렇다면 보존이라는 것은 언제부터 생긴 용어일까요? 사실 17세기 이전에는 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마뉴엘 샤피[2]에 따르면, 19세기 이전에는 골동품을 파는 상인들이 훼손된 골동품을 더 비싼 값으로 치르기 위해 때우는 과정을 보존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예술품의 가치가 상승하고, 박물관과 미술관이 생겨나면서 오늘날까지의 전문적인 보존의 개념이 등장합니다.

<이미지3> 17세기 이전의 골동품 영수증

다니엘 파브로는 오늘날 보존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문화유산을 재현하는 의미를 넘어, 작품의 주제로 사용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앤디 워홀의 <타임캡슐>처럼 말이죠. 앤디 워홀은 1970년부터 그가 사망하기 전인 1987년까지 자신의 ‘타임캡슐’을 만듭니다. 그동안 워홀이 모은 잡지, 신문, 선물, 명함 등은 1994년 앤디 워홀 미술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이처럼 작가는 이제 수집을 넘어 스스로를 보존한다는 의미로 작품을 만듭니다. 여러분은 ‘문화유산’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문화유산의 보존에 대한 가치는 바로 이를 향유하는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미지4> 앤디 워홀, <타임 캡슐>

<이미지5> 라이프치 미술관의 Pieter Pietersz, The Groat Counter 보존 과정

참고문헌 :

  1. Fabre, Daniel. « La pérennité ». In Par-delà le beau et le laid: enquêtes sur les valeurs de l’art, édité par Nathalie Heinich, Jean-Marie Schaeffer, et Carole Talon-Hugon, 83‑103. Rennes: Presses universitaires de Rennes, 2014.

  1. Charpy, Manuel. « Restaurer le passé. Marché des antiquités et pratiques de la restauration à Paris au XIXe siècle ». In L’histoire à l’atelier, édité par Noémie Etienne et Léonie Hénaut, 329‑71. Lyon: Presses universitaires de Lyon, 2012.

  1. 이진우, ‘문화유산 활용의 이론과 활성화 체계 연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대학원 학위 논문 (박사), 2018.

[1] Fabre, Daniel. « La pérennité ». In Par-delà le beau et le laid: enquêtes sur les valeurs de l’art, édité par Nathalie Heinich, Jean-Marie Schaeffer, et Carole Talon-Hugon, 83‑103. Rennes: Presses universitaires de Rennes, 2014.

[2] Charpy, Manuel. « Restaurer le passé. Marché des antiquités et pratiques de la restauration à Paris au XIXe siècle ». In L’histoire à l’atelier, édité par Noémie Etienne et Léonie Hénaut, 329‑71. Lyon: Presses universitaires de Lyon,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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