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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FIAC 2018 REVIEW – 동시대 미술의 파노라마

4월 7 업데이트됨


FIAC 2018 REVIEW – 동시대 미술의 파노라마

고연정 Yeon-Jeong Danielle GO

패션 위크가 막 지나가고 파리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 가을. 그 중에서도 10월이다.

가히 파리의 예술계 트랜드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그랑팔레에서는 18부터 21일까지, FIAC (Foire internationale d'art contemporain)을 개최하였다. 올해 45번째 행사의 막을 성공적으로 내린 피악은, 프랑스, 특히 파리의 유명 갤러리들과, 독일, 미국, 영국을 비롯하여 한국은 물론이고, 올해는 그리스와 페루의 갤러리들 까지, 27개국에서 참여한 갤러리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국제 아트 페어였다.

올해 7만 5천 명에 달하는 방문객들이, 지난 4월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Art Paris Art Fair 때 보다 더 생생하고, 붐비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 피악은 성공적이었다 평가받는 아트 페어 중 하나였다. 실제로 방문한 사람들도, 38유로의 저렴하지 않은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발 디딜 틈이 없다' 라는 말을 이번 행사에서 실감했을 것이다. 왜 피악이 이토록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가 ? 그 이유를 알려면, 잠시 피악이 그동안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74년 1월의 일이었다. 아직 겨울의 차가움이 파리에 내려앉았을 시기였을 것이다. 바스티유의 옛 역에서 동시대 미술 국제 살롱전이 그 첫 문을 열었다. 팝아트의 슈퍼스타 앤디워홀이 총격사고 이후 마오 연작을 그려내던 시기가 그보다 앞선 1972년 경 이었으니, 그 당시의 피악이 열리던 때 동시대 미술 판 분위기가 어땠는 지 짐작 할 수 있다. 80여개의 갤러리가 참가했고, 그 다음 해에 바로 동시대 미술 국제 살롱전은, FIAC의 명칭을 달고 다시 한 번 바스티유에서 사람들을 맞이했다.

1976년에는 미국 갤러리들의 참여가 시작된 해였다. 그 탓 인지 몸집이 커진 피악은 행사 장소를 그랑팔레로 옮기게 되었다.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이미 미국의 유명 갤러리들이 상업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때 까지만 해도 팝아트는 그 존재를 조롱 받고, 미래를 의심받았던 시기였다. 그러나 80년대는 달랐다.

피악에서는 1982년부터 사진 작품들을 전시하기 시작했다. 2018년 피악에서도 볼 수 있었던 디자인 가구들을 전시한 독립공간이 이때는, 사진 작품을 위한 독립공간으로 그 첫 선을 보였던 해다. 그리고 80년대 초중반 부터 였다. 1983년도부터 피악은 단순히 갤러리스트들, 딜러들, 그리고 수집가들을 위한 시장 뿐 만 아니라, 대중을 위한 예술 축제의 방향성을 보여주게 되었고, 마침내 1984년도에는 60년대의 대표작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런 일은 지금도 흔치 않을 것 이다.

예술시장의 역사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80년대 말에 미술시장이 얼마나 호황을 이루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정확히는 1987년 워홀이 죽음을 맞이하면서 그 해 11월부터 동시대 미술 가격이 치솟고, 미국의 주가가 폭락하고, 그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일본의 버블 경제 시기였다. 1988년도 말에 주요 경매에서 그 매매의 3분의 1이나 차지한 것은 일본인 컬렉터 들이었다. 그들은 19세기 초 작품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동시대 작품들도 사들였다. 그 와중에 아트 페어들도 당연 그 호황기를 누렸을 터다.

그러나 모두가 알 듯, 그 거품이 사라진 미술시장은 고통 그 자체였다. 일본 니케이 지수가 붕괴되었고, 미술 시장에는 다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재고 정리였던 것이다. 60년대의 대작이라도, 이 시기에는 제 가격을 받지 못했다.

그런 90년대 초를 지나 1996년 피악에 참여한 60프로의 갤러리 들은 모두 해외에서 참여한 것이었다. 그들은 팝아트의 망령에서 벗어나 새로운 그들 시대의 미술을 내 보였고, 경제적 위기는 조금씩 회복되는 것 처럼 보였다. 이러한 성향은 2000년대 피악에서도 볼 수 있다.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작가들과 동시에 아주 새내기 작가들까지 선 보이는 점에서 말이다. 어떻게 보면, 동시대 미술의 그 어렵다는 세대 교체를 꿈꾸는 것일까 ?

악몽 같은 90년대를 지나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피악은 명실상부 그 입지를 단단히 굳힌 것으로 보인다. 피악이 시작되면 샹젤리제 그 주변은 이미 도로를 차단하기 시작하고, 그랑팔레 뿐만 아니라, 뛸르리 공원을 비롯하여 방돔 광장 등에서 설치 작품, 조각 작품들을 설치하기 시작하며 피악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것을 보면 말이다.

서울 국제갤러리에서 출품한,
양혜규, SOL LEWITT VEHICLE – OPEN CUBE STRUCTURE, Stores vénitiens en aluminium, cadre en aluminium enduit de poudre, roulettes, 431 × 238 × 192 cm, 2018. / SOL LEWITT VEHICLE – FIVE UNIT CROSS ON OPEN GEOMETRIC STRUCTURE 2-2, 1-1, Stores vénitiens en aluminium, cadre en aluminium enduit de poudre, roulettes, 291 × 221 × 228 cm, 2018. / SOL LEWITT VEHICLE – 6 UNIT CUBE ON CUBE WITHOUT A CUBE, Stores vénitiens en aluminium, cadre en aluminium enduit de poudre, roulettes, 361 × 225 × 226 cm, 2018.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쁘띠팔레도 예외 일 수는 없다. 쁘띠팔레는 로비에 피악에 나온 설치작품들을 전시하기 때문에,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들어서자 마자, 한국 작가 양혜규의 설치 작이 보인다. 그녀의 작품은 쁘띠팔레의 설치 작 전시 기준이 구조와 형태, 그리고 물질성에 그 경향을 두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파리의 Thaddaeus Ropac 갤러리에서 출품한,

Wolfgang Laib, ZIKKURAT, Laque de Birmanie noire sur bois, 204 x 246 x 52 cm, 2005.

파리의 Thaddaeus Ropac 갤러리를 사랑하는 이 들이라면 익숙할 이름, 독일 작가인 Wolfgang Laib의 거대한 종교적 설치작품도 눈길을 끌지만,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현재 앤트워프 왕립학교의 설치 미술 교수직을 맡고있는 Léon Vranken의 설치 작품에서도 다시 한 번, 쁘띠빨레 전시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개념을 확인할 수 있다. 과장되고 불안정하게 보이는 이 구조물은 물질이 가지고 있는 그 성질을 재해석하여 강조하는 설치작품이라 볼 수 있다. 구조 자체도 열리고, 닫힘 이라는 대조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나무와 유리, 나무와 철판, 철판과 세라믹, 철판과 유리와 같은 물질도 서로에게 대조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적 성향이 하나의 구조물에서 균형감을 가지게 되어, 대조와 균형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벨기에의 Meessen De Clercq에서 출품한,

Léon Vranken, ASSEMBLING MATTERS (II), Bois, verre, acier, textile, céramique, 230 × 179 × 179 cm, 2018.

이처럼 흥미로운 설치 작품들은, 에꼴 뒤 루브르의 학생들의 설명을 통해 더 자세하게 감상할 수 있었으니, 피악이 미술 애호가들을 비롯하여 예술의 대중화에 힘쓰는 것을 보여주는 현장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랑팔레로 발길을 옮기면, 피악, 그 명성에 걸맞게 입구에 설치된 Xavier Veilhan의 작품이 우리를 맞이한다. 피악에 참여한 많은 갤러리들이 각자의 부스 안에서 최대한 작품들의 특색과 함께 그들의 색깔을 보여주려고 하는 가운데, 파리의 유명 갤러리 중 하나인 Perrotin은 과감한 공간이용으로 예술에 대한 그의 천부적인 감각을 표출한 것이다.

페로떵이 1990년에 처음 갤러리를 열었을 때는 그의 나이 21 살 때였다. 그는 젊은 작가들과 여러 곳에서 많은 아트 프로젝트를 실행하였다. 2005년에는 파리 마레지구에 지금의 갤러리를 열었고, 2012년에는 홍콩에, 2013년에서 2016년에는 뉴욕의 매디슨 대로에, 그리고 다시 2016년에는 서울의 크리스티즈 사무실 주소에 그의 갤러리를 열었고, 2017년에는 도쿄까지 그의 작가들이 전시할 공간을 만들었다.

Galerie Perrotin, Paris.

파리의 많은 미술 애호가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가 젊은 감각을 놓지않고 항상 과감한 시도와 더불어 과하지 않은 유머러스 함을 보여준다는 점일 거다. 많은 갤러리들이 소속 작가, 혹은 전시작가의 도록들 만을 판매할 때, 그는 주요 미술사 서적들을 함께 비치함으로써 그가 현대미술의 정통성 또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듯 타고난 균형감각이 지금의 그를 성공적인 갤러리스트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Xavier Veilhan도 그렇다. 그는 리옹 출신의 작가로, 지금 파리의 왕궁 정원에서 많은 이들의 포토 스팟이 되는 장소에 자신의 작품을 설치한 Daniel Buren의 제자이기도 하다.

지금 파리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난해하지 않은 설치 작품들이지만, 그의 개인적인 작품 세계를 여실히 표현하는 작품들이다. 단순한 형태의 설치나 조각을 떠나, 인간의 인지능력을 이용한 그의 입체적인 설치작품은 지금 동시대 예술 판에서 주목받는 작가가 가진 감각을 보여주기도 한다. 2000년대 초 부터도 그랬지만, 지금까지도 인간의 인지능력, 그리고 뇌과학을 비롯한 분야가 동시대 예술 연구자들에게도 늘 인기있는 주제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Katharina Grosse, Ingres Wood, 2018.

좀 더 안 쪽으로 들어가면, Gagosian 갤러리의 설치작품의 눈에 들어온다. 뉴욕 메디슨 대로에 위치한 가고시안 갤러리는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관련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 미술시장 뿐만 아니라 현대 예술시장의 역사를 서술 할 때도 마찬가지로 가고시안 갤러리와 Pace 갤러리를 빼놓고 말을 할 수는 없다. 한 때 페이스 갤러리가 LA로 옮겼을 때, 뉴욕이 옮겨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왔었다. 가고시안 서부에 지점을 내려고 할 때 였다. 그런 말이 나올 정도의 중요한 갤러리들인 것이다.

Zhang Xiaogang, My mother, 2012.

가고시안 갤러리에서는 Katharina Grosse의 채색한 나무 등을 페이스 갤러리에서는 동양의 Edward Hopper라고도 불리는 Zhang Xiaogang나의 어머니 등을 선 보였다.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물질성을 강조한 작품을 선보였다면, 페이스 갤러리에서는, 아시아 동시대 미술 판에서는 그 입지가 탄탄하다 볼 수 있는 중국 동시대 미술을 선보인 셈이다. 동시대 미술 시장의 판도를 보여주는 선택이 아닐 수가 없다.

이 외에도 많은 주목을 받았던 Jean-Michel Basquiat의 작품을 선보인 유명 갤러리 중 하나인 Van De Weghe이우환의 작품과 Anish Kapoor의 작품 등을 선보인 파리의 유명 갤러리이자, 아주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Galerie Kamel Mennour, Mona Hatoum의 작품을 선보인 갤러리 Chantal Crousel 등 익숙한 유명 갤러리들을 한 장소에 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피악의 대표적인 즐거움 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파리 아트페어의 단골 손님인 Lucio Fontana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연계 프로젝트로 디자인 공간을 전시한 Galerie Kreo에서는 상대적으로 난해한 가구 디자인보다, 지금 현대인의 감성에 맞는 가구들을 선보였다. 디자인 전시 공간에서 선보인 가구들은 단순한 형태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무와 철제, 그리고 천과 같은 물질이 가지고 있는 성향들이 대비되도록 세심한 가벼움을 같이 배치해 물질성을 극대화 시켰다.

아트 페어에서는 수많은 갤러리에서 너무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미지의 과부하에 걸릴 위험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큰 구성에서 어느정도 통일되는 경향을 가지고 행사의 큰 축을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물질성과 그 물질이 가지고 있는 성향의 대비, 그리고 당연히 항상 제시해야할 현대 미술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이 이번 피악의 큰 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Joan Miro, L'Oiseau lunaire, 1966.

한 편, 뉴욕에 가고시안과 페이스 갤러리가 있다면, 파리에서는 갤러리 Templon을 빼놓고 파리의 갤러리들을 말할 수 있을까 ? 뗌플롱 갤러리에서 선보인 Joan Miro의 작품인 L'Oiseau lunaire은 6백만 유로를 호가하며 이번 피악에서 가장 고가의 작품을 차지했다. 미로의 이름이 그만한 가치를 하기도 하지만, 피악 전에 후안 미로의 전시회가 그랑팔레에서 크게 열렸다는 점과, 또 다른 예시로, 파리의 근 현대 미술관에서 Bernard Buffet의 회고전이 열린 뒤, 아트 파리 아트 페어에서 그의 작품이 기다렸다는 듯 나왔던 것을 기억한다면, 예술 시장과 예술 판이 결코 따로 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피악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한, 두 번 일었던 것은, 한국의 아트 페어가 떠올라서 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피악이 걸어온 길은 미술 시장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현대 미술사의 판도에 관한 학술적인 연구가 함께한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서게 된 것이다. 아트 페어가 만약 '국제'라는 명사를 달고있다면, 단순히 미술 시장에서 매매시스템에서 벗어나, 근 현대 미술 시장의 역사와 흐름을 읽고 그에 맞춘 구성을 선보이는 하나의 예술 행사로 거듭나야 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어야 맞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며, 언급하지 못했던 작품 사진과 함께 이번 리뷰를 마친다.

참고서적

Richard Polsky, I Bought Andy Warhol, Bloomsbury USA, 10 janv. 2005.

참고 이미지 및 링크

https://www.fiac.com/

https://www.forbes.fr/

https://www.connaissancedesarts.com/

https://www.perrotin.com/fr

http://www.comitedesgaleriesdart.com/

http://controverses.sciences-po.fr/archive/versailles/

http://www.kamelmennour.com/

https://www.symanews.com/

https://www.sortiraparis.com/

https://www.franceinter.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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