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ung Soo Jin
[국문] 존재하지않는 흑색
최종 수정일: 2020년 4월 7일
존재하지않는 흑색
Chung Soo Jin 정수진

[1]
검정이라는 것은 색을 표현하는 뜻만이 아닌 심리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우울함에 대하여 어둠의 색과 같다고 표현을 합니다.[2]
검정색이란 것은 모든 색이 섞였을 때 나오는 가장 “後”색으로 미술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색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검정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가, 바로 Pierre Soulages (피에르 술라주)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3]
슐라주의 그림은 마치 먹을 이용한 동양예술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있습니다. 서예작품의 일부를 떼어놓은 듯한 작품들로 보이기도 하며 무언가 의미를 지닌 사인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앙리 메스코닉(Henri Meschonnic)의 에세이와 슐라주의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인터뷰에서 나타나듯이 그의 작품은 문자를 나타내는 것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의미도 상징도 표식도 존재하지않는 [부재]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4][5]
그의 작품속에 표현은 질서와 무질서가 공존을 합니다. 이는 회화에 매체를 통한 대조와 요소의 단순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그 시각적 강렬함으로 인하여 마치 공간의 분할이 질서와 중심을 잡고있는듯 한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강렬한 색조차이로 인하여 그의 작품은 검정색에 대한 연구로 유명합니다. 그의 작품이라고 하면 모두 검정색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검정색”을 그의 그림에서 찾지는 말라고 슐라주는 말합니다.
그의 그림은 미세하게 푸른빛, 고동빛, 적색 등을 띄고있습니다. 이는 마치 오래된 철골과 깊은 땅의 흙에서 나올 듯한 자연적인 색상입니다. 그 자연적인 색상은 다수로 모여 어두운 색으로 변화하여 이르는 것이 그의 “존재하지 않는 검정색”입니다.

[6]
추상 페인팅은 화가의 몸짓을 간직하고있습니다. 어떤 동작으로 어떻게 붓을 놀렸는지가 필연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잭슨 폴락의 작품에서 우리는 그의 손목과 어깨의 움직임에 따라 그의 동작의 리듬감을 느끼듯 슐라주의 그림에서 그의 절제감을 느낍니다. 앙리 메스코닉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그가 표현하고 싶은 작품에 대한 해석은 « 나는 나의 그림이 그림의 틀과 작품의 캔버스처럼 시간의 흐름에도 움직이지 않고, 그림 자체에 매달려 있길 선호한다. 즉, 지속되는 시간의 형태를 표현하고 싶다"» 라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그의 작품 앞 의자에는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보기 위하여 시간은 잊은 채 가만히 앉아서 작품 감상을 합니다. 그의 작품 속 « 검정색 »은 빛을 받는 각도와 시간에 따라 색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감상자들은 한순간 스쳐지나가며 작품을 감상해서는 슐라주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시간을 들여서 빛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검정의 감감미로움 느낄 때 진짜 그의 작품의 진가가 들어나기때문입니다.
그것은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멈춰 있는 그 부재의 순간을 흐르는 시간속에서 감상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자아냅니다
마치 멈추어 있는 작품이 빛을 만나 시간이 흐르게 되는 듯, 그의 작품을 통하여 우리는 빛과 색에 의한 시간을 감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의 작업을 보고 많은 비평가들은 동양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고, 그의 예술적 사상이 도교로부터 온 것이라고 많이 추론하였지만,[7] 그는 도교와 자신의 예술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말하기보다는 예술의 자유를 추측으로 묶는 것에 회의적입니다. 오히려 그에게 있어서는 그의 작품은 자연물로부터 이루어지며, 이는 마치 실체와 형태를 하나로 이어줌으로 그 존재 자체의 모습 그대로로 계속해서 변화하는 회화작품이 됩니다.
그에게 있어서 « 검정색» 은 무의 감각으로 부재를 표현함과 동시에 그로 인해 변화하는 흐르는 시간에 대한 자유의 상징입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흑색으로 가득 차 있지만, 우리에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또 다른 비어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1] SOULAGES Pierre, Peinture, 324 x 362 cm, 1986, Huile sur toile, http://museefabre.montpellier3m.fr/
[2]Julia KRISTEVA, Soleil noir : dépression et mélancolie, Éditeur Gallimard, 1987
[3] Peinture 202x327 cm, 17 janvier 1970, Huile sur toile, Collection privée, Photo François Walch.fr, http://mediation.centrepompidou.fr/
[4] Françoise JAUNIN, Noir lumière : Entretiens avec Françoise Jaunin, Editions La Bibliothèque des Arts,2002
[5] Henri MESCHONNIC, Le rythme et la lumière avec Pierre Soulages, Editions Odile Jacob, 2000
[6] Salle Pierre Soulages, MONTPELLIER – France, Maîtrise d'Ouvrage : Ville de Montpellier, Maîtrise d'Oeuvre : dans le cadre de l'extension du Musée Fabre, Réalisation : 2007 http://www.observatoire1-lumiere.com
[7] Kasimir MALEVITCH, Ecrits sur l'art, tome 4 : La Lumière et la Couleur, édition L'Age d'Homme,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