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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베르나르 뷔페 Bernard Buffet 전시리뷰

4월 7 업데이트됨


베르나르 뷔페 Bernard Buffet 전시리뷰

김진 Zinna KIM

내가 프랑스 화가 베르나르 뷔페Bernard Buffet(1928~1999)의 작품을 처음 본 것은 2014년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되었던 ‘20세기 위대한 화가들展 – 르누아르에서 데미안 허스트까지’ 전시에서였다. 거창한 전시의 이름을 무색케 한 허접했던 내용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 큰 실망감을 가져다 주었는데 단 한가지 위로가 되는 점이 있었다면 베르나르 뷔페의 1973년 작품 ‘라 로쉬포 주변의 풍경(Environs de la Rochepot)’을 보고 단번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는 것이고, 이 작품은 내가 그와 그의 작품에 지속적인 관심과 흥미를 가지게 된 출발점이 되었다.

[라 로쉬포 주변의 풍경 (1973)]

20세기 가장 유명한 프랑스 작가로 손꼽히는 베르나르 뷔페는 16세 때 에꼴 데 보자르(École de beaux-arts, 프랑스의 권위 있는 미술학교)의 대회에서 수상한 후 ‘30세 이전 작가들을 위한 살롱전’에서 자화상을 출품하고, ‘앙데팡당 살롱전 le salon des Indépendants’ 등 여러 대회에서 수상하며 이른 나이에 프랑스 화단에서 주목 받는 스타작가로 발돋움하였다.

19세에 파리에서 그의 첫 개인전이 열렸고 22세에는 뉴욕, 런던, 바젤, 코펜하겐, 제네바에서 전시를 했을 정도라니 당시 그를 향한 대중의 인기는 그야말로 프랑스를 넘어 세계적으로 선풍적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초기작품들은 이전에 없었던 그만의 독특한 기법을 매력적으로 담아내고 있는데 톤다운된 색감으로 채워진 음울한 분위기, 구성회화이면서도 입체감과 자세한 묘사를 생략하고 지극히 단순하게 그려낸 인물 또는 사물, 그리고 이 구성요소들을 황량한 배경위에 배치하고 블랙컬러의 직선적 선으로 윤곽선을 두른 것을 꼽을 수 있다.

그의 초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로 무표정한 얼굴의 깡마른 남성으로 누드 또는 세미누드의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여성으로 대체되어가는 경향을 보이고 메마른 감정을 내보이듯 차분했던 베이지, 그레이 등의 뉴트럴 색감들은 레드, 옐로우의 원색 컬러풀한 색깔들로 변하며 캔버스 위에 좀 더 두꺼운 두께감으로 덧발라진다. 그럼에도 뷔페가 사망할 때까지 놓지 않았던 변치 않는 그만의 특징이라면, 자화상을 비롯한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언제나 표정이 공허하거나 우울하며 극적인 감정의 표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는 것과 자로 그은 듯 날카로운 가로세로의 직선이 블랙 컬러로 칠해져 매번 캔버스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많은 대중들은 이러한 그의 그림체에 매력을 느끼고 열광했지만 미술계 비평가들은 처음의 주목과 달리 ‘너무 많은 그림을 그린 작가’, ‘생 제르맹 데 프레 Saint-Germain-des-Prés의 아티스트 – 작품활동이 부유층과 결탁하고 상업적 목적이 컸다는 의미’, ‘언제나 같은 스타일로만 작품활동을 하고 변화가 없는’ 등으로 묘사하며 그를 깎아 내렸다. 뷔페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뚜렷이 찬사와 비평의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당대의 비평은 어쨌거나 상관없이 전세계적으로 그의 회고전은 꾸준하게 열리고 있으며 수많은 관람객들이 그의 작품을 보고자 방문하며 그의 그림값은 시간이 갈수록 오르며 대중의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파리 시내에 세워진 전시홍보 스탠드]

개인적으로 뷔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의 회고전이 파리모던미술관(Musée d’art Moderne, a.k.a. 팔레 드 도쿄)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지체없이 다녀왔고 연대기 순으로 알차게 구성된 이번 전시에 대단히 만족하였다. 이 칼럼에서는 이번 전시의 구성과 현장풍경을 사진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2016년 11월 3일 파리모던미술관 입구]

[뷔페의 전시가 진행중임을 알리는 파리모던미술관]

이번 전시는 그가 십대 후반이었던 초기작품부터 1999년 71세의 나이로 사망하기까지 작품들을 3개의 주제로 나누어 연대기 순으로 구성하였다.

Ⅰ. 스타일 고안 L’invention d’un style (1945-1955) – 빛나는 영광 Une gloire fulgurante

Ⅱ. 화가의 광기 La fureur de peindre (1956-1976) – 전환점 Le tournant

Ⅲ. 신화 Mythologie (1977-1999) – 망명 L’exil

전시를 다 보고 아쉬움이 없었을 정도로 그의 작품으로 빼곡히 채워진 전시장의 지도는 다음과 같다. 입구부터 출구까지 길게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시기별, 주제별로 묶어진 각각의 구성은 짜임새 있게 엮어져 이번 전시만으로도 그의 작품세계와 흐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첫 번째 섹션, 스타일 고안 L’invention d’un style (1945-1955) – 빛나는 영광 Une gloire fulgurante은 그의 초기 10여년간의 작품들을 보여준다. 화려하지 않은 중간톤의 유화물감을 얇게 펴바르고 표면을 문질러 닦아내거나 긁어내어 독특한 질감을 낸 뒤 블랙컬러의 윤곽선으로 형태를 묘사한 그의 시그니처 테크닉을 엿볼 수 있다.

[ 작업실 L'Atelier - 1947, 유화 huile sur toile, 149 x 200cm

[ 방안의 두 남자 Deux hommes dans une chambre – 1947, 유화 huile sur toile, 156.5x189 cm ]

[ 방 안의 누드남자 Homme nu dans la chambre – 1948, 유화 huile sur toile - 197 x 145 cm ]

[ 그물 수선하는 여자 la Ravaudeuse de filets, 1948, 유화 huile, 200 x 308 cm ]

[ 피에르 베르제 Pierre Bergé – 1950, 유화 huile, 190 x 139 cm ]

[ 잠 (쿠르베에 경의를 표하며) Le sommeil d’après Courbet 1955, 유화 huile, 130 x 195 cm ]

[ 서커스, 색소폰 나팔을 가진 피에로 Le cirque, Clown au saxophone clairon - 1955]

두번째 섹션, 작가의 광기 La fureur de peindre (1956-1976) – 전환점 Le tournant에서는 깊은 우울감과 거친 감성이 맹렬하게 폭발하는 20여년의 시기로 원색의 컬러가 등장하여 점점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블랙컬러 또한 더욱 폭넓게 사용되며 변화되어가는 그의 그림체를 확인 할 수 있다.

[ 블랙배경의 자화상 Autoportrait sur fond noir – 1956, 유화 huile sur toile, 129.3 x 96.8 cm ]

[ 새들, 그날의 탄생 Les Oiseaux, Naissance du jour - 1959, 유화 huile sur toile ]

[ 미치광이들, 해골을 손에 든 커플 Les folles, Couple à la tête de mort, 1970, huile sur toile ]

[ 미치광이들, 살롱의 여자들 Les folles, femmes au salon – 1970, 유화 huile sur toile ]

마지막 세번째 구성은, 신화 Mythologie (1977-1999) – 망명 L’exil으로 그의 사망일로부터 거슬러 20년의 시기를 보여준다. 단테의 ‘신곡’,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등과 같은 소설 또는 환상적 이야기를 기반으로 뷔페의 상상력이 더해진 주제가 주를 이루며, 초기의 차분하고 황량했던 분위기에 비해 극적인 장면을 나름의 역동적인 묘사로 표현한 것이 눈에 띄인다.

[ 세번째 섹션의 전시풍경 ]

[ 가부키, 렌 지시 Kabuki, Ren Jishi - 1987, 유화 huile sur toile ]

[ 해저 2만리 – 상어와의 싸움 Vingt mille lieux sous les mers : le combat avec le requin – 1989, 유화 huile, 248 x 488 cm ]

[ 해저 2만리, 노틸러스호의 거대한 유리창 Vingt mille lieues sous les mers, Le Hublot géant du Nautilus – 1989, 유화 huile sur toile ]

[ 죽음 5, La mort 5 – 1999, 유화 huile sur toile ]

[ 죽음의 연작, 1999, 유화 huile sur toile ]

말년에 그는 파킨슨병으로 화가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손과 팔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붓의 터치는 거칠어지고 정교함을 잃어가고 주제 역시 죽음에 대한 것으로 접근해 감을 알 수 있다. 매년 2월 그의 작품전시회를 여는 모리스 가르니에 갤러리(la galerie Maurice Garnier)에서 2000년에 열릴 예정이었던 전시의 주제 역시 ‘죽음 La mort’였다. 뷔페는 이 전시를 위한 작품들을 준비해두고 1999년 10월 4일 아내이자 평생의 뮤즈였던 애나벨과 식사를 한 후, 개를 산책시키겠다고 하고선 그의 작업실로 가 그의 이름을 써넣은 검정색 비닐봉투로 머리를 감싸 질식사로 자살하였다. 일생을 그림에만 몰두했던 그에게 손이 떨리고 근육이 경직되어가는 파킨슨병은 사망선고와 다름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대중의 넘치는 열광을 얻었고, 일본에서는 그만을 위한 미술관이 건립되어 헌정되기도 했지만 끝내 프랑스 미술계과 비평계는 그를 외면하였고 뷔페는 그로부터 평생 자유롭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직접 준비한 마지막 전시의 주제 ‘죽음’ 역시 그가 결정한 것인지 갤러리와 상의 후 결정된 것인지 확실치 않으나 작품에 몰두하며 타고난 자신의 우울감에 죽음을 더하여 10월 4일의 확고한 결론을 내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짧게 쓴 전시리뷰 칼럼으로 다루지 못한 소주제가 많다. 비평가들의 차가운 외면과 일반 대중의 뜨거운 열광의 이유를 직접 전시회를 찾아보고 각자가 결론을 내려보는 것도 좋겠다. 지난 2016년 10월 14일부터 시작된 이 전시는 올해 3월 5일까지 파리모던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참고 사이트;

http://culturebox.francetvinfo.fr/arts/peinture/bernard-buffet-au-musee-d-art-moderne-une-celebrite-meconnue-rehabilitee-247485

http://museebernardbuffet.com/auteur.html

http://www.spectacles-selection.com/archives/expositions/fiche_expo_B/bernard-buffet-V/bernard-buffet.html

이미지;

라 로쉬포 주변의 풍경 (1973) - https://www.artsy.net/show/opera-gallery-bernard-buffet-latelier

그 외 모든 이미지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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