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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외로움의 가시화 I

4월 7 업데이트됨


외로움의 가시화 I

고연정 GO Danielle Yeon-Jeong

에드워드 호퍼는 아주 친절하게, 그러나 부드럽게 관객들에게 외로움을 말한다.

처음부터 눈을 끌지도 못하고, 역동적이지도 않은 톤 다운의 색감은 부드럽게 그 앞으로

관객을 불러 세운다. 검은 색의 옷차림을 한 여자는 왼손으로 책을 붙잡고, 모자를 눌러

쓰고, 빠르게 지나가는 창 밖의 풍경은 보이지 않는 다는 듯 느리게 책을 읽어내려 간다.

작은 창으로 보여지는 기차 밖의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은 느리게 책을 읽고 있는 여자와

대비된다. 그 풍경의 속도감은 관객만이 보게 되고, 그 대비에서 느끼는 외로움의 극대화

역시 관객만이 보게 되는 것이다. 부품과 구도는 더욱 호퍼의 친절함을 느끼게 해준다.

책은, 파랗도록 흰색을 띄어 여자의 시선을 잡아 당긴다. 그 시대의 대표적인 산업화의

산물인 기차 안에서, 아날로그의 대표인 책을 읽고 있는 것이다. 지금 시대에 호퍼가 살

았더라도, 호퍼는 이러한 대비를 위해 스마트 폰 보다 책을 선택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또 다른 흰색의 등은, 밖이 이미 어두워져 가므로 필시 켜져 책을 읽은 여자를 비춰주는

기능을 해야 맞을 법하다. 그러나 이 의도적으로 기능을 상실한 등은, 그 곳에 크게 차지

한 어두운 청록색의 벽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석에 위치한 여자에게로 시선을 잡아

끈다. 여자에게 시선을 두기 위해, 그리고 창 밖의 풍경을 눈치 채게 해주기 위해, 흰색

또는 오렌지 색일 그 빛조차 켜지 않고, 두 사람이 앉을만한 좌석에서 조차 굳이 여자를

구석으로 밀어 둔 것이다.

이처럼 구석에 밀어두거나, 도시의 풍경, 도시의 역동성과 대비시키는 호퍼의 장치는 쉽

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가 항상 중앙에서 인물을 밀어 냈던 것은 아니다.

흰색의 원피스를 입은 여자는 그것과 같은 색의 현대식 건물 앞에 서있다.

이번에도 역시, 두 사람이 넉넉히 설만한 두 개의 기둥 사이의 공간에서 여자는 한 쪽으로

밀려나 있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여자는 한 중앙에 홀로 서있는 듯한 구도를 이끌어 낸다.

여자가 서있는 계단은 검은색에 가까운 문으로 안내를 할 테 지만, 검은 구두를 신은 여자

는 검은 부분에서 등을 돌린 채, 아마 여자에게 쏟아질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닫혀버린 문은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지만, 한 쪽의 열린 창은 역동적으로 부대끼고

있는 흰색 커튼이 배치되어 있다. 저 정도 바람이 불면, 저 정도의 옆에 있는 커튼은 나부

낄 만도 한데, 한치의 미동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마치 우리가 극도의 외로움을 느

낄 때, 외로우면서도 오히려 그만큼 그 것의 깊이가 깊기에 쉬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없는

것처럼, 그러나 분명히 태양 같은 누군가가 와주길 바라는 마음이 한 쪽에 있는 것처

럼, 그 구도를 다시 한번 우리 앞에 둔다.

눈에 보이는 장치들을, 비록 관객이 눈치를 채지 못한다 해도, 호퍼의 장치들은 때로는

관객의 가장 깊은 곳으로 녹아들 듯 들어가 부드럽게 그 눈앞에 꺼내어 놓는다.

그 것은 그가 외로움을 외면하지 않고, 설사 외면한 시기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시기 조차

수용을 위한 시간이었기에, 그 시간의 흐름으로 얻어진 결과를 마침내 관객 앞에 선사한

다. 외로움이라는 단어 자체는 일상에 녹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러운 단어이다.

그 어떠한 순간에도 외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지나가듯 무심하게 말하지 않으면 말하기

가 힘들어 지는 단어다. 감정이라는 것이 비슷한 경로를 가진다고 해도, 사람에 따라

수용하는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때로는, 이 외로움이 말보다는 간접적으로 시각화

되었을 때 자신만의 단어로, 자신만의 수용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호퍼가 그것을 이끌어주는 친절한 예술가라면, 조금은 불친절하게 외로움을 가시화 시킨

또 한 명의 작가를 바로 다음 칼럼에서 보기로 하면서, 이만 칼럼마친다.

작품 정보

HOPPER Edward (1882-1967)

- Compartement C, Car 193, 1938, huile sur toile, 50,8 x 45,7 cm, Armonk, New York, Collection IBM Corporation

- Office in a Small City, 1953, huile sur toile, 71,7 x 101,6 cm, New York,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Fonds George A. Hearn

- Summertime, 1943, huile sur toile, 74 x 111,8 cm, Wilmington, Delaware Art Museum, don de Dora Sexton Brown

참고 서적

Rolf G. Renner, Edward Hopper, 1882-1967, Metamorphoses du reel, Taschen, 2011.

이미지 출처

http://classicgrandtour.com/2013/09/11/ansiedad-flotante/

http://www.metmuseum.org/toah/works-of-art/53.183

http://www.alexandrastrauss.fr/fabienne-verdier-l-arbre-et-l-epaisseur-des-cho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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