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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증으로부터 예술을 지키는 방법(향유자, 공공 그리고 예술가)
감염증으로부터 예술을 지키는 방법
(향유자, 공공 그리고 예술가)
w.고은아
지난 3월 11일 WHO는 홍콩독감, 신종플루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각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라는 이름으로 외출자제 권고를 시행하였고, 곧바로 각 산업군에서 비상불이 켜졌다. 문화예술계도 마찬가지이다. 특히나 공연예술과 같이 주로 직접 예술행위, 예술작품이 있는 공간에 방문해 감상하던 문화예술의 특성상 대부분 공간운영을 중단하고 공연취소가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 박물관이나 공연장 등 인구밀집공간에 더 이상 사람이 모이지 않고, 모두 ‘Stay Home.’하고 있는 지금. 이 위기속에서 문화예술계가 새로운 방식의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지1.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위해 방역작업중인 세종문화회관 공연장

이미지2. 베를린 필하모닉에서 공개한 오픈공연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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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국ㆍ내외 공연장들이 일제히 문을 닫으면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사진과 동영상 공유서비스를 통해 공연 실황을 생중계하는 오픈공연을 선보이고있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오스트리아 빈 오페라극장 등 해외 여러 예술단체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접하기 어려웠던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국내에서도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극단 등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로 공연 상연을 진행해 국악, 전시회,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가깝게 접할 수 있다. 이전에 경험해보지 않았던 장르예술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거나, 더 많은 작품을 알게 되고, 가격 때문에 망설였던 예술 향유자에게도 좋은 기회이다. 이러한 단체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개인들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실시간 연주를 선보였다.

이미지3.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관람하는 공연
장르예술의 특성상 물리적 공간이 주는 현장감이 떨어져 온전히 몰입하거나 집중하여 작품감상을 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하지만 기침소리에도 눈총 받는 공연장 문화에서 잠깐 벗어나 자신의 감상을 함께 공유하면서 즐길 수 있는 점이 온라인 영상시청과 실시간 소통에 익숙한 관람객들에게는 편안하게 느껴진다. 공연 관람과 함께 관람중인 사람들 간의 소통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져 또다른 재미도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이 개방성과 쌍방향성으로 무표 오픈 플랫폼으로 작품을 시청하고 참여자 스스로 창작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1] 이렇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공연관람 경험이 앞으로 예술계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까?
코로나19 이전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술관람은 있었다. 신진예술가를 중심으로 자신의 예술작품을 선보일 통로가 부족한 경우, 사진이나 동영상 공유서비스를 통해 자신만의 작업을 스스로 아카이브하고 홍보해왔다. 네이버TV캐스트는 다양한 장르 예술가와의 협업으로 꾸준히 온라인을 통해 문화예술공연을 생중계했다. 또는 작품 제작부터 온라인에서만의 상연을 염두하고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웹판소리 프로젝트 <달문, 한없이 좋은사람>은 유튜브채널 스팍TV를 통해서만 관람할 수 있는 판소리극이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예술작업을 하는 작가의 SNS계정을 팔로우해 작품감상을 즐기고, 궁금했던 과거의 공연영상을 유튜브검색을 통해 찾아본다. 나아가 자신의 창작활동을 특정태그를 걸어 스스로 올리는 것이 자연스럽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예술향유를 통해 긍적적인 효과를 보는 입장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나 새로운 창작극의 경우는 보통 상연기간이 2주정도로 짧은 경우가 많아, 다수의 관객을 포섭하기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온라인 상연을 통해 보다 긴 시간 다수에게 노출됨으로써 관객 접근성을 높이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 나아가 온라인 예술경험을 통해 예술유통 플랫폼의 다양화와 개개인의 예술향유 장르선택의 다양성을 불러오는 시간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예술지원 정책과 예술가 사이에서
문화예술계에도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통한 ‘긴급’지원정책이 나오고 있다. 공적차원의 문화예술분야 지원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또다른 이야기의 시작이 될 것이다. 지금은 직면한 문제를 먼저 살펴보자. 국내 코로나19 지원정책으로 예술인에게 직접 생활지원을 하거나,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치유차원의 공공예술 프로젝트, 예술관련 대상에 대한 금융지원, 기존 예술지원 사업을 변형한 공모사업형 지원 등이 있다. 영국은 (비)영리 극장 및 예술단체에 적용되는 일자리유지 가이드라인 발표와 예술위원회의 긴급자금 지원을 한다. 독일의 경우에는 1인 자영업자 및 프리랜서, 소규모 사업자에게 즉시지원금을 지급하고, 세금부과 등에 대한 유연한 대응, 예술가보험 납부금 조정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2] 영국과 독일 사례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소규모 사업장과 프리랜서에 대한 지원이 동일선상에서 다루어진다는 점이다. 문화예술활동에 대해 ‘창의인력’의 노동이라는 시각을 확인할 수 있다. 각 국가의 지원정책에서 예술가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지난 4월 21일 유튜브로 진행된 문화예술지원정책 온라인 토론회에서 연극계를 대표하는 예술인은 오히려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코로나시대 이전부터 겪어왔던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예술인의 많은 경우에 창작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기보다 다른 분야의 노동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고있었기 때문이다. [3]
코로나19가 폭발점이었을뿐 이 미해결문제는 아직까지 이어지는 네덜란드의 경제학자이자 시각예술가 한스 애빙(Hans Abbing)은 동일선상에서 예술가들이 처할 수 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언급한다.[4] 정부는 예술지원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워 시스템의 체계를 만들어가야한다. 한편으로 예술인 스스로도 예술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잃지 않고 생태계가 생기를 찾을 수 있도록 예술과 예술인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 말라가는 씨앗을 다시 피우는 일이 될 것이라 믿는다. 예술가 스스로 예술계에 대해 발언할수록 지원정책의 구체성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의 예술의 재활을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1. Z세대(Digital Native)의 공간개념과 문화공간의 변화방향, 웹진 문화관광 4월호
2. 코로나19, 문화예술 긴급지원정책 평가와 제안, 하장호
3. <코로나19, 문화예술 긴급지원정책을 평가하고 제안하다>, 온라인 토론회 https://www.youtube.com/watch?v=u26Tf71jvn0&t=1236s
4. 왜 예술가는 가난한가?, 한스 애빙
이미지출처
[1]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421&aid=0004434062
[2]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7/2020031701297.html